지난해 9월 추석 연휴 전북 전주시의 한 주택. 명절 음식을 준비하던 아내가 남편에게 따지듯 물었다.
싸움의 발단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말다툼이 길어질수록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져 갔다.
참지 못한 남편은 "너네 집은 왜 그래?"라는 식으로 처갓집을 무시하는 발언을 아내에게 쏟아냈다.
부부 싸움은 말다툼에서 멈추지 않았다. 화를 참지 못한 남편은 아내를 폭행하기에 이르렀다. 부부 싸움은 결국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전북지역 112 신고 건수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절의 경우 하루평균 13.5건, 평소보다 신고 건수가 35% 이상 높았다.
23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설·추석 등 명절 연휴기간 112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020년 121건, 2021년 121건, 지난해 122건이다. 하루 평균 13.5건의 신고가 접수되는 셈이다.
이는 평상시 접수되는 하루 평균 10건을 35% 가량 웃도는 수치다.
같은기간 도내 가정폭력 전체 신고 건수는 2020년 3672건, 2021년 3795건, 지난해 3816건 등 총 1만1283건으로 집계됐다.
가정폭력 사건 상당수는 신고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등의 원인은 구성원 간 의견 충돌부터 재산 문제, 가사 노동 스트레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심지어 손자가 할머니를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11월께 완주에서는 A씨(20대)가 80대 할머니를 수차례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결과 A씨는 술을 마신 상태로 할머니와 과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북경찰은 설 명절을 앞두고 가정폭력 재발 우려가정과 학대 우려아동에 대한 전수 모니터링을 적극 실시할 계획이다. 또 신고 접수 시 상황실·여청수사·지역경찰 등이 합동으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현장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민들이 설 명절 연휴기간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행복한 명절을 보내셨으면 한다"면서 "경찰도 선제 예방 활동 등 도민들이 안전하고 평온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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